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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 한일월드컵 한국 4강, 일곱 경기로 다시 보는 그 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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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오유닛
2026-09-06 09:02
2002 한일월드컵, 한국의 여름

2002년 6월 4일 부산.

한국의 월드컵은 폴란드전으로 시작됐다. 당시 한국은 월드컵 본선에 여러 차례 나갔지만 아직 한 번도 승리하지 못한 상태였다. 1986년 멕시코 대회부터 꾸준히 본선 무대를 밟았지만, 첫 승은 좀처럼 나오지 않았다.

그 기록이 부산에서 바뀌었다.

전반 26분 이을용이 왼쪽에서 올린 공을 황선홍이 받아 넣었다. 후반에는 유상철이 중거리 슈팅으로 한 골을 더했다. 최종 스코어는 2-0.

한국 축구의 월드컵 본선 첫 승리였다.

지금은 대표팀 일정이나 스포츠중계를 통해 주요 경기를 바로 확인할 수 있지만, 2002년 당시에는 월드컵 한 경기가 하루 전체의 분위기를 바꿔놓을 정도였다. 폴란드전 승리는 그 흐름을 만든 시작점이었다.

미국전, 놓친 페널티킥과 안정환의 동점골

두 번째 경기는 6월 10일 대구에서 열렸다.

상대는 미국이었다. 전반 24분 클린트 매티스에게 먼저 골을 내줬고, 한국은 동점을 만들 기회를 잡았지만 이을용의 페널티킥이 브래드 프리델에게 막혔다.

0-1로 끌려가던 경기는 후반 33분 다시 원점으로 돌아왔다.

이을용이 왼쪽에서 프리킥을 올렸고 안정환이 헤더로 마무리했다. 한국은 1-1 무승부로 승점 1점을 추가했다.

폴란드전 승리에 이어 2경기에서 1승 1무.

하지만 16강 진출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포르투갈전, 처음 열린 월드컵 16강

6월 14일 인천에서 열린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 상대는 포르투갈이었다.

루이스 피구와 후이 코스타를 앞세운 강팀이었다. 경기는 예상과 다른 방향으로 흘렀다. 전반에 주앙 핀투가 퇴장당했고, 후반에는 베투까지 두 번째 경고를 받으며 포르투갈은 9명이 됐다.

한국이 기다리던 골은 후반 25분 나왔다.

이영표가 왼쪽에서 넘긴 공을 박지성이 가슴으로 받아냈다. 수비수를 한 번 벗긴 뒤 왼발로 슈팅했고, 공은 그대로 골문 안으로 들어갔다.

1-0.

한국은 조별리그를 2승 1무로 마쳤고 처음으로 월드컵 조별리그를 통과했다.

당시 대표팀의 경기별 기록과 이후 흐름은 한국 축구와 세계 축구 기록을 함께 보면 더 선명하다. 2002년은 한국 축구에서 여러 기준이 한꺼번에 바뀐 대회였다.

대전의 117분, 이탈리아를 넘다

6월 18일 대전월드컵경기장.

16강 상대는 이탈리아였다.

경기 시작 4분 만에 한국이 페널티킥을 얻었지만 안정환의 슈팅은 잔루이지 부폰에게 막혔다. 기회를 놓친 뒤에는 이탈리아가 먼저 앞서갔다.

전반 18분 크리스티안 비에리가 코너킥을 헤더로 연결했다.

한국은 0-1로 뒤진 채 후반 막판까지 끌려갔다. 월드컵이 그대로 끝날 수도 있던 시간이었다.

후반 43분, 이탈리아 수비가 제대로 걷어내지 못한 공이 설기현에게 흘렀다. 설기현이 왼발로 밀어 넣으며 1-1.

경기는 연장전으로 넘어갔다.

당시 월드컵에는 골든골 제도가 있었다. 연장에서 먼저 득점하면 그대로 경기가 끝났다.

연장 후반 12분 이영표가 왼쪽에서 공을 올렸다. 안정환이 수비수와 함께 뛰어올라 머리를 댔고, 공은 부폰을 지나 골문 안으로 들어갔다.

2-1.

전반에 페널티킥을 놓쳤던 안정환이 117분에 한국의 첫 월드컵 8강 진출을 결정했다.

광주에서 열린 승부차기

나흘 뒤인 6월 22일, 한국은 광주에서 스페인을 만났다.

스페인에는 이케르 카시야스, 페르난도 이에로, 카를레스 푸욜, 사비, 호아킨 등이 있었다. 한국과 스페인은 정규시간 90분 동안 득점하지 못했고 연장전에서도 골이 나오지 않았다.

0-0.

결국 승부차기로 넘어갔다.

한국은 황선홍을 시작으로 박지성, 설기현, 안정환이 연속으로 성공했다. 스페인도 세 번째 키커까지 모두 넣었다.

네 번째 키커는 호아킨.

이운재가 방향을 읽었다.

선방.

한국의 다섯 번째 키커로 홍명보가 나섰고, 홍명보의 슈팅이 골문 안으로 들어가면서 승부차기 스코어는 5-3이 됐다.

한국이 월드컵 4강에 올라간 순간이었다.

이탈리아전과 스페인전처럼 결과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경기는 스포츠 하이라이트로 장면을 다시 보면 당시 흐름이 훨씬 잘 보인다. 두 경기 모두 마지막까지 결과를 예상하기 어려웠다.

서울에서 멈춘 결승행

6월 25일 서울.

4강 상대는 독일이었다.

한국은 조별리그부터 다섯 경기를 치른 뒤 이탈리아와 117분, 스페인과 120분을 뛰고 올라온 상태였다. 독일 골문에는 올리버 칸이 있었고, 한국도 후반까지 0-0을 유지했다.

균형이 깨진 것은 후반 30분이었다.

한국 진영에서 공을 빼앗긴 뒤 독일이 공격을 이어갔다. 이운재가 첫 슈팅을 막아냈지만 흘러나온 공이 미하엘 발락에게 갔다.

발락이 다시 슈팅했다.

0-1.

이번에는 따라붙지 못했다.

독일이 결승으로 올라갔고, 한국은 3·4위전으로 향했다.

마지막 상대는 터키

2002년 6월 29일 대구.

한국이 이 대회에서 치른 일곱 번째 경기였다.

경기 시작 직후 하칸 쉬퀴르에게 선제골을 내줬다. 한국은 전반 9분 이을용의 프리킥으로 1-1을 만들었지만, 터키의 일한 만시즈가 전반에 두 골을 추가했다.

1-3.

한국은 후반 추가시간 송종국이 한 골을 만회했다.

2-3.

그 점수가 최종 결과가 됐다.

한국의 2002 한일월드컵 최종 순위는 4위였다.

일곱 경기에서 하나씩 바뀐 기록

2002년 대표팀의 경기를 순서대로 놓으면 변화가 더 분명하다.

폴란드전에서는 월드컵 첫 승리를 기록했다.

포르투갈전이 끝난 뒤 처음으로 16강에 진출했다.

이탈리아를 꺾고 첫 8강.

스페인전 승부차기 승리로 첫 4강.

독일에 패한 뒤 터키와 3·4위전을 치렀고 최종 순위는 4위가 됐다.

경기 결과는 다음과 같다.

폴란드 2-0 승
미국 1-1 무
포르투갈 1-0 승
이탈리아 2-1 승
스페인 0-0 무, 승부차기 5-3 승
독일 0-1 패
터키 2-3 패

공식 기록상 성적은 3승 2무 2패다. 스페인전은 승부차기로 다음 라운드에 진출했지만 경기 결과 자체는 무승부로 기록된다.

골은 여러 선수에게서 나왔다

2002년 대표팀의 득점은 한두 명에게 몰리지 않았다.

폴란드전에서는 황선홍과 유상철이 골을 넣었고, 미국전에서는 안정환이 동점골을 기록했다. 포르투갈전의 결승골은 박지성, 이탈리아전에서는 설기현과 안정환이 득점했다.

마지막 터키전에서는 이을용과 송종국이 골을 넣었다.

홍명보는 주장으로 수비를 이끌었고 이운재가 골문을 지켰다. 송종국과 이영표는 양쪽 측면에서 많은 시간을 뛰었고, 김남일과 유상철은 중원에서 움직였다.

박지성은 공격뿐 아니라 압박에서도 큰 역할을 맡았다.

한 명의 스타가 끌고 간 대회라기보다 여러 선수가 경기마다 역할을 나눠 가졌던 팀에 가까웠다.

히딩크가 준비한 한 달

거스 히딩크 감독이 한국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것은 2001년이었다.

준비 과정이 항상 좋았던 것은 아니다. 평가전 결과가 좋지 않을 때마다 경기력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고, 월드컵 직전까지도 대표팀이 어느 정도 성적을 낼지는 쉽게 예상하기 어려웠다.

본선에서는 다른 모습이 나왔다.

한국은 강한 압박을 오래 유지했고, 경기 후반까지 활동량이 크게 떨어지지 않았다.

토너먼트에 들어가면서 체력 부담은 더 커졌다.

이탈리아전은 117분까지 갔다.

나흘 뒤 스페인과는 120분을 뛰었다.

그리고 사흘 뒤 독일과 4강전을 치렀다.

짧은 일정 안에서 연장전을 연달아 소화한 뒤 다시 4강까지 뛰어야 했다.

2002년 이후

월드컵이 끝난 뒤 선수들의 길도 달라졌다.

박지성은 PSV 에인트호번을 거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갔다. 이영표도 PSV를 거쳐 토트넘에서 뛰었고, 송종국은 페예노르트로 향했다.

설기현은 벨기에와 잉글랜드 무대를 경험했고 안정환 역시 유럽과 일본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갔다.

2002년 대표팀을 거친 선수들은 이후 지도자, 행정가, 해설자 등 여러 자리에서 다시 등장했다.

그래서 2002년 월드컵 이야기는 지금도 한국 축구를 설명할 때 빠지지 않는다.

첫 승리.
첫 16강.
첫 8강.
첫 4강.

이 기록들이 전부 같은 대회에서 나왔다.

2002년 6월 4일 부산에서 시작한 일정은 6월 29일 대구에서 끝났다.

폴란드 2-0.
미국 1-1.
포르투갈 1-0.
이탈리아 2-1.
스페인 0-0, 승부차기 5-3.
독일 0-1.
터키 2-3.

일곱 경기.

25일 동안 한국은 월드컵에서 이전에 한 번도 가보지 못했던 단계까지 올라갔다.

그리고 마지막 기록표에는 4위가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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